건축물의 얼굴, 파사드 업그레이드 하기

Boram Yang Boram Yang
Islington House, Neil Dusheiko Architects Neil Dusheiko Architects Conjunto residen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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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에도 표정이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사람의 얼굴처럼 건축 입면, 즉 파사드(façade)에 각 건물의 특성이 담기기 때문이다. 파사드는 건물의 출입구로 이용되는 정면 외벽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반적인 건물을 육면체라고 보면 윗면과 바닥면을 제외한 4면 중 정면이 파사드가 된다. 건축의 관점에서 파사드는 자주 그 건물에서 가장 중요한 디자인 요소가 된다. 그래서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파사드의 개선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상업 건축물의 경우 파사드를 통해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다. 파사드 디자인에는 외벽, 창, 문, 기둥, 지붕 등의 모든 입면 요소가 포함되며, 이들의 조합을 통해 건물 고유의 이미지가 형성된다. 또한, 건물 주변의 조경도 파사드와 합께 조화되어 건물의 인상을 만든다. 

주택에도 각자 건물에서 풍기길 바라는 특정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기존의 파사드를 다양한 방법으로 개선하여 건물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다. 지금부터 건축물의 얼굴, 파사드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대상면 선택하기

건물이 육면체일 수도 있지만, 여러 개의 덩어리가 결합된 형태일 경우 많은 면 중 적절한 대상면을 선택해야 한다. 파사드는 큰 도로에 인접한 정면 외벽을 의미하지만, 꼭 정면 외벽이 디자인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다. 건물에 접근할 때 항상 정면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떤 방향에서 건물로 접근하는지 동선을 고려하여 효과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포르투갈의 건축가 RVDM, ARQUITECTOS LDA의 프로젝트로 단층의 덩어리를 배열하여 수평적 느낌을 강조했다. 흰색으로 깨끗하게 마감한 가운데, 목재 패널을 군데군데 사용하여 리듬감을 주었다.

< Photographer : FG+SG >

구조의 개선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파사드만 개선하기보다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구조의 변화는 바로 외관의 변화로도 이어지므로, 구조를 파사드 디자인에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예를들어 2~3층 주택에서 1층 공간을 확장하는 사례가 많은데, 확장 공간의 구조물의 형태와 소재에 따라 파사드의 표정이 달라지게 된다. 꼭 내부 구조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건물 앞마당과 길 사이에 추가적인 외벽을 세워 새로운 겹의 파사드를 입히는 경우 등 외부적인 공간 구조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의 주택도 비슷한 사례로, 1층 지붕 끝 부분에 일종의 벽을 세웠다. 완전히 막힌 벽이 아닌 목재 구조물로 이루어진 반 개방적인 형태로, 시선을 분산시켜 안 채를 좀 더 사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동시에, 새로운 파사드의 역할을 한다.   

< Photographer : A.Fukuzawa >

재도장하기

사람이 어떤 이미지를 볼 때 시지각은 형태보다 색채를 먼저 인식한다. 그래서 인테리어에서 벽면에 페인팅을 하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는데 효과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건물도 기존의 파사드를 재도장하여 색이나 질감을 입히는 것이 비교적 간단하고 효율적이다. 실외용 페인트도 실내용처럼 다양한 색상, 질감이 있어 대리석 질감, 빛 바랜 듯한 엔틱 효과 등 다양한 시각 효과를 낼 수 있다. 

화사한 핑크빛 파사드가 인상적인 사진 속 주택은 영국의 건축가 NEIL DUSHEIKO ARCHITECTS의 5인 가족 주택 리모델링 프로젝트. 기존의 벽돌 벽면에 고성능 단열재와 이중창을 설치하여 건물의 단열 성능을 향상했다. 

< Photographer : Dennis Gilbert >

재포장하기

기존의 외벽에 옷을 입히듯 새로운 소재를 한 겹 덮는 경우도 있다. 반복 구조로 이루어진 간단한 구조물이나 펀칭 철제판, 펀칭 플라스틱 등으로 파사드에 입체감을 주고 패턴을 입히거나, 석재나 목재 클래딩으로 질감 표현을 강조하기도 한다. 부분적으로 사용하면 기존의 벽면과 대조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메탈페브릭과 같이 유연성 있는 소재가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유리 커튼월과의 더블 스킨 구조로 파사드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할 뿐 아니라 내부 빛, 그림자 효과와 시야 차단 효과를 함께 누리기도 한다.

지붕과 난간도 파사드를 구성하는 일부이다. 사진의 건물은 경사 지붕에서 파사드로 이어지는 면, 난간부에 목재 패널을 설치했다. 마름모꼴이 6개 모인 꽃 형상이 반복되는 패턴으로 패널을 2장 겹쳐 더욱 입체감 있어 보인다. 유리 벽을 통해 비쳐 보이는 내부의 천장 일부에도 같은 소재를 사용하여 통일감 있게 연출했다.  

건축 요소 더하기

문이나 창문 등의 건축 요소를 통해서도 파사드에 개성을 부여할 수 있다. 이들은 기능상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요소이므로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창문의 비율, 창문 프레임의 색상과 굵기와 같은 디테일한 요소 부터 크게는 창의 배열까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규칙적인 배열로 질서있는 패턴을 만들 수도, 다양한 크기의 창을 일정한 흐름대로 배열하여 리듬감을 부여할 수도 있다. 문을 활용하여 연출한 다양한 파사드 디자인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곳을 클릭하자.

창은 내부에서 외부를 조망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외부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사진의 건물은 중정부분에 큰 창을 내어 외벽에 포인트를 주었다. 전체 덩어리가 2층보다 1층이 작은 것처럼 창도 2층창보다 1층창이 작아 긴장감이 느껴지는 배치이다. 특히, 키가 큰 교목을 배치하여 재미 요소를 더했다. 

불필요한 요소 제거하기

더하는 것만큼 빼는 것도 중요하다. 의미 없는 요소들은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면 디자인의 의도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는 몰딩과 장식은 빼고, 설비와 관련한 것들은 보이지 않게 숨기면 파사드의 외관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담장이나 시설물 등 파사드와 함께 시야에 들어오는 주변 환경에 대한 정비도 필요하다. 

사진은 일본의 건축가 EGAWA ARCHITECTURAL STUDIO의 건물로 폭이 좁고 세로 길이가 긴 창으로 미니멀한 외관을 연출했다. 건물 왼편의 여러 가지 설비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조명

건축물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조명을 빼놓을 수 없다. 조명을 잘 활용하면 건물 고유의 형태를 잘 살릴 수 있다. 건물 전체를 밝히기 위해 지붕 끝에 조명을 설치해 위에서 아래로 벽면을 비추거나, 정원이나 마당에 설치하여 아래에서 위로 밝히는 경우가 많다. 돌출된 현관 구조나 기둥 등의 건축 요소는 스포트라이트를 이용해 하이라이트를 주면 효과적이다. 내부 공간에서 새어나오는 조명, 정원이 있다면 조경 조명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의 주택은 멕시코의 건축가 ARQUITECTURA EN PROCESO의 프로젝트로 적절한 조명 디자인으로 건물의 특성을 잘 표현했다. 본 건물에서는 창문의 빛을 강조하고 벽면은 밝지 않게 유지하는 반면, 돌출된 현관부 건물은 벽면을 밝게 하여 전체적인 양감을 살렸다. 특히, 정원 조명으로 식물의 색을 잘 재현해 싱그럽고 경쾌한 느낌을 살렸다. 

조경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파사드 디자인은 파사드 자체 뿐 아니라 함께 시야에 들어오는 환경과의 관계성까지 포함한다. 조경은 인공물인 건물을 생명력 있는 건축적 상황으로 이끌어 낸다. 낮은 건물은 잔디와 키 작은 관목만으로 환경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낮은 건물에 너무 키가 큰 나무를 배치하면 서로 동떨어져 보이거나 나무가 너무 압도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나무를 배치할 때 현관 중앙이나 건물 중앙을 가리는 곳에 위치하면 불안한 느낌을 줄 수 있으니 현관 옆이나 넓은 벽면 앞 등 안정감을 주는 위치가 좋다. 

사진은 한국의 건축가 DESIGNBAND YOAP의 프로젝트로 동쪽으로는 북한산 의상봉, 남쪽에는 낮은 언덕이 자리하고 북으로는 개천이 흐르는 대지에 계획된 단독 주택이다. 건물은 어떤 방향에서 보아도 주변의 산세에 크게 어긋나지 않아 환경과의 어울림이 좋다. 정면 파사드에는 잘 정돈된 낮은 화단만 배치하였고, 다른 쪽에는 다양한 높이의 관목, 교목을 배치하여 건물과 조화를 이룬다.

< Photographer : Ryoo, In Keu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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