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아파트를 소개한다. 32m²의 규모로 그리 크지 않은 아파트를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 리모델링한 사례다. 건축주의 요구는 총 네 개로 아래와 같다.
첫째. 개방형의 침실
둘째. 바깥 풍경으로 더 넓고 밝게 열릴 수 있게 향상된 조망권
셋째. 잘 설비된 좋은 주방
넷째. 작은 규모일지라도 좀 더 기능적인 디자인의 욕실 & 화장실
이탈리아 밀라노라 하면 유럽 여러 도시 중에서도 화려한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그런 도시에서 약 10평의 작은 아파트가 어떻게 설계됐을지 이제 사진과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자. 이탈리아의 Tommaso Giunchi Architect 에서 설계했다.
침실에 대한 사항은 클라이언트의 첫 번째 요구로 건축가도 가장 먼저 고민한 공간이다. 사진에서 쉽게 볼 수 있듯이 침실은 연결된 다이닝룸과 벽으로 닫히지 않은 채 설계됐다. 서로 다른 기능의 공간이 연결된 것으로 열린 느낌을 더해준다. 그런 동시에 공간이 열렸기 때문에 우려할 수 있는 사생활에 관련된 고민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더해 흥미롭다. 두 개의 미닫이 패널을 두어 침실과 다이닝룸을 연결하거나 혹은 침실을 다이닝룸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게 설계한 것이다. 모던하고 심플한 아이디어다.
클라이언트의 두 번째 요구는 조망권에 대한 사항이었다. 이미 아파트에 설치돼 있었던 기존의 창문, 작은 발코니로 연결되는 문에 달린 창을 좀 더 크게 설치해 더 넓은 조망권을 갖길 원했다. 녹색의 편안한 느낌이 가득한 작은 발코니 공간에 벽처럼 시야를 막는 난간이 아닌 선적인 디자인의 난간을 두어 공간이 조금 더 넓어 보일 뿐 아니라 녹색의 따뜻한 바깥 풍경이 실내를 풍부하게 채운다. 발코니의 난간에 장미 화분을 두어 공간이 더 화사해 보이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위 사진을 보자면 거실의 또 다른 큰 특색이 눈에 띈다. 첫 번째로 소개된 사진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두 개의 미닫이 패널이 닫혀있을 때의 공간이다. 열려있을 때와는 다르게 칠판 기능을 담는 검은 판이 벽처럼 들어섰다. 주방에서 사용할 그날그날의 요리법이나 간단한 메모 혹은 쇼핑 목록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종이가 아닌 바로 이 칠판의 기능을 담은 벽에 쓰고 지울 수 있어 이색적이다.
클라이언트의 세 번째 요구는 공간적인 여유가 있는 주방이었다. 사진에 주목해보자. 얼핏 봐서는 규모가 큰 주방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바로 이 주방이 꽉 들어찬 디자인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필요한 모든 것을 수납하고 요리할 공간도 충분한 컴팩트 주방의 벽은 직접 침실과 연결되고 있다. 주방의 가구는 흰색과 회색으로 깔끔하게 마감됐다.
두 개의 미닫이 패널이 침실과 다이닝룸 두 공간을 닫는 역할을 하면서도 때에 따라 열 수 있게 설계되어 시각적으로 확정된 개방됨을느끼게 한다. 미닫이 패널을 열면 40cm 정도의 주방과 침실 사이에 작은 통로가 만들어진다.
이제 시선을 거실 쪽으로 옮겨보자. 클라이언트는 기존의 형태보다 훨씬 더 많은 기능을 담는 욕실을 포함한 화장실 공간을 원했다. 조금 더 건강한 공간을 설계했다. 공간의 코너 자리의 이점을 이용해 비대칭 세면대를 두고 오른쪽 창문 앞에는 큰 샤워기를 설치했다.
저녁이 되면 주방의 벽과 거실 공간, 다이닝룸의 조명이 은은하게 공간을 채운다. 작지만 필요한 것을 먼저 채워 넣고 불필요한 요소를 최대한 줄여 깔끔하고 잘 조직된 컴팩트한 아파트로 연출되었다.
국내의 경우도 이처럼 소형 혹은 중형 아파트 리모델링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싱글족이 늘고 있고, 집값도 비싸져서 큰 평수의 아파트보다는 중간 정도 평수의 좀 더 컴팩트한 실내 인테리어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아파트의 사례를 살펴본 지금, 국내 아파트 사례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해보자. 싱글 여성의 20평 아파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 수 있다.